미국 대표 낸드플래시 메모리 기업 샌디스크의 주가가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6개월 동안 주가는 500% 이상 치솟으며 시장의 뜨거운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그러나 지난 20일(현지시간) 나스닥100 지수에 첫 편입된 날에는 오히려 1% 가까이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반적으로 이 지수 편입은 강세 신호로 읽히는데, 이례적인 약세 흐름이 나타나자 오히려 추가 상승 가능성에 대한 분석가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이러한 급격한 주가 움직임의 배경에는 기술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주요 글로벌 기술 기업들이 사용자 맞춤형 지능형 시스템 기능을 대폭 강화하면서, 산업의 중심이 기초 학습 단계에서 실제 활용 및 판단 단계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이러한 전환 과정에서 대용량 데이터 저장 공간의 확보와 초고속 연산 처리 능력이 가장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전원 공급이 중단되어도 정보를 유지할 수 있고 대용량 저장이 가능한 낸드플래시 메모리가 핵심 해결 수단으로 각광받으며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이다. 이에 따라 샌디스크의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하늘을 찌르고 있다. 이 회사는 오는 30일 2026 회계연도 3분기(1~3월)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해 10~12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1% 급증한 30억 2500만 달러를, 영업이익은 약 4배 뛴 11억 3300만 달러를 기록하며 호조를 보였다. 반면 지난해 같은 1~3월 분기 영업이익은 200만 달러에 그쳤던 점과 비교하면 놀라운 반전이다. 시장은 이번 분기 매출을 29억 3000만 달러 정도로 예상하고 있지만, 데이비드 게클러 최고경영자(CEO)는 44억에서 48억 달러라는 훨씬 낙관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그는 최근 회의에서 "데이터센터용 낸드 시장 성장률 전망을 불과 몇 달 새 20~40%에서 60%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며 "수요 증가 추세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설명했다. 월스트리트의 주요 증권사들도 잇따라 목표주가를 크게 올리고 있다. 번스타인은 기존 1000달러에서 1250달러로 목표치를 상향 조정하며, 마크 뉴먼 애널리스트는 "2028년까지 탁월한 실적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티그룹은 875달러에서 980달러로, 제프리스는 700달러에서 1000달러로 각각 높였다. JP모간체이스는 자체 보고서를 통해 "향후 2~3년간 강력한 가격 상승 사이클이 예상된다"며 "보기 드문 장기 호황기가 도래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장 조사업체에 따르면 낸드플래시 주요 제품의 평균 가격은 3월 한 달간 40% 가까이 뛰었으며, 지난해 1월 대비 8배 증가하는 등 공급보다 수요가 압도적으로 앞서고 있다. 하지만 고공 행진 속에서도 회사가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구축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도 제기된다. 일부 외신은 샌디스크가 데이터센터 등 성장 분야에서 매출을 확대하는 동시에 튼튼한 수익 기반을 다져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한다. 나스닥100 편입 첫날의 주가 약세를 일각에서는 급등 후의 기술적 조정으로 보지만, 이는 향후 상승 여력을 점검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기술 산업의 대변화 한가운데에서, 샌디스크의 돌풍이 일시적인 현상인지, 아니면 새로운 성장 시대의 서곡인지를 시장은 주목하고 있다.